안녕하세요.
동아에요. :)
밴쿠버에 온지도 어느덧 한 달이 넘었고 거의 두달이 되어가요.
오늘은 제가 왜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도시를 바꿨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해요.
아마 제 글이
어학연수지를 고르면서
토론토랑 밴쿠버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거 라고 생각해요.
토론토를 선택한 이유
도시를 바꾼 이유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그 많은 어학연수지들 중에서
하필이면 토론토를 골랐던 이유에 대해서 말해드릴게요.
제가 어학연수지를 토론토로 고른 이유는 정말 단순했어요.
어학연수 자체가 고민없이
굉장히 층동적으로 선택했었기 때문에
딱히 어학연수를 가는 목표나 동기는 없었어요.
그냥 마침
가깝게 지내던 영문과 동기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먼저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고,
그 친구가 자주 언제 올거냐고 물어봐서
딱히 할 일도 없겠다.
그냥 가자!
하고 상담도 바로 그 주에,
학원 선택도 하루만에 끝내버렸어요.
마주한 토론토의 현실
제가 토론토에 대해서 알던 건 딱 두가지
캐나다 라는 것, 큰 도시라는 것
사전에 정말 하나도 찾아보지 않았어요.
심지어는 위치도 비행기에 타서 월드맵에 나오는 걸 보고 알았으니
어느정도로 준비가 안되어있는 지 알겠죠?ㅋㅋㅋㅋㅋ
사실 영어는 이전에 싱가포르로 3주 단기연수를 다녀왔고,
제 자신이 생각했을 때
영어로 대화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비행기에서 내리는 그 순간까지
토론토에는 뭐가 있고, 어떻게 생겨 먹었고,
그런 건 하나도 몰랐어요.
어찌됐건,
그래도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이니
선진국, 좋은 나라, 좋은 시설, 발전된 나라
이런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부푼 가슴을 안고 캐나다에 도착했어요.
첫 날은 시차적응과 미리 와있었던 동기와 수다로 시간을 보내고
그 주 토요일,
마리화나 냄새를 맡으며 ilsc 기숙사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딱 그 주부터 눈이 미친 듯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나라라는 걸 알았고,
눈도 오랜만에 봐서 신나했는데 그치지 않고 오던 눈 때문에
캐나다 토론토 대중교통 시스템인
TTC가 운행을 하지 않았어요.
음....
화가 많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참을만했어요.
처음 들어간 수업에서 반이 넘는 한국인을 봤을 때도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레벨이 오르면서
익숙해졌고,
한국인들도 전에 비해 반에 많지는 않았어요.
새로운 곳에 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워낙 좋아하고 즐기는 편인 저에게
캐나다 토론토라는 완전히 새로운 공간,
아는 사람이라곤 동기 한명을 제외하고는 하나도 없었으니
제겐 꽤나 도전적이었고,
추운 것만 제외하면 정말정말 괜찮았어요.
학원에 간 첫 날 선생님의 질문은
너네는 왜 여기에 왔어?
였는데
그 질문이 뭐라고 한참을 생각해야했어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고,
수천만원을 들여서 온 어학연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됐어요.
그러고는
학교 시험문제가 영어라서
문제 이해하는 게 내 목표야.
라는 어떻게 보면 참 어이없는
목표를 세웠죠.
추위와 눈에 익숙해졌고,
여름은 언제 오냐는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내가 이렇게 추운 곳에서도 살 수 있다는 생존능력에 감탄도 했고,
추위는 이야기 주제가 돼서
오늘 진짜 춥지 않냐로 말을 걸어서 친해지기도 했어요.
기대와는 다른 도시였지만,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편해졌고, 오길 잘했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즐거웠던 토론토 생활
토론토에 처음 도착해 학원에 간 첫 날,
반 친구들과 친해졌고 운이 좋게도 정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어요.
많은 파티와 술자리에 초대되었고,
제가 지내던 학원 기숙사 다른 층에 살던 친구가 파티를 정말 많이 열어서
거의 매주, 그 친구 집에 갔어요.
수도없이 많은 파티를 다녀왔고,
별로 없던 인스타 팔로워도
거의 2-300 명 정도가 늘어났어요.
파티에 가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동시에 영어 실력도 많이 늘고
꽤나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파티에 가고,
친구들과 나이아가라 폭포, 퀘벡으로 여행도 가고
토론토 안에서도 열심히 놀러다녔어요.
추웠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거센 하버프론트도 다녀오고
토론토 시티홀 토론토 사인 앞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도 탔어요.
드디어 봄이 오는가 싶을 때는
벚꽃을 보러가자며 하이파크로 놀러도 갔구요.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문제없이 잘 어울려서 지냈어요.
가끔 한국인들끼리만 혹은 외국 친구들을 데리고 한국 술집에 가서 소주도 적셨어요.
가끔은 술은 안마시고 맛집탐방도 가고 카페에서 수다도 떨었어요.
한참 빅토리아 데이라고 우드바인 비치에서
폭죽을 쏠 때,
소주가 최고라면서
크리스티 파크에서 했던
DIY 파이어워크에 가서 폭죽놀이도 했어요.
친해진 친구들과
살면서 처음으로 마라톤도 도전하고
나름 의미있게 살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요.
토론토 놀이공원인 캐나다스 원더랜드도 자주 가고
야구를 즐겨보던 저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경기를 보러 가기도 했어요.
조금 외롭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만날 친구가 있었고,
심심하면 약속을 잡으면 그만이니
뭐 괜찮았어요.
그냥 괜찮다면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5개월이 지났어요.
토론토는 여름이 되었고
언제 추웠냐는 듯이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이 아프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햇빛때문인지 살도 많이 탔지만,
꿈도 못꾸던 반팔도 입고, 반바지도 입고
날이 좋아지면서
추웠을 때는 고민하던
외출을 자진해서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떠나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항상 놀던 친구들을 본인의 나라로 돌아갔어요.
처음 왔었을 때처럼
친구들을 사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온지 꽤 된 저한테 있어서 사람을 다시 사귀는 일은
꽤나 귀찮게 느껴지는 일이기도 했어요.
한국인들이랑만 놀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봐도 예전처럼
어디 놀러갈래?
라고 적극적으로 물어보거나
친해지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또 운이 좋게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예전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즐기고 있다고 믿으면서 토론토 생활을 이어나갔죠.
여기까지가
제 토론토 생활 이야기에요.
왜 밴쿠버로 옮기게 되었는지
저조차도 잘 몰랐고,
애써 외면해왔던 그런 이야기.
그동안 아무에게도 직접 얘기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올려보려해요.
아무래도 말이 길어질 거 같으니 다음 편에서 이어나가도록할게요.
또,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옮기는데 비용이 얼마가 들었는지도 올리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